뉴스2015.10.07 22:04

[이교덕의 수신자부담 #10]

논란의 파이터 홍영기가 말하는 태권도 발차기와 24살 허난난, 과거 실수를 만회하는 방법
"경기를 통해 좋은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

2015년 10월 1일 통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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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예, 수신자부담의 이교덕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10월 9일 로드FC 26에서 중국의 허난난이라는 선수와 맞붙게 된 홍영기 선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보세요?

홍영기: 여보세요.

이교덕: 네, 안녕하십니까.

홍영기: 네. 안녕하세요. 로드FC 태권 파이터 홍영기입니다. 반갑습니다.

이교덕: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일주일. 시간이 참 빠릅니다(웃음).

홍영기: 정말 빠른 것 같네요.

이교덕: 감량 들어가셨나요?

홍영기: 예, 지금 감량 들어갔고 6kg 정도 밖에 안 남은 거 같아요.

이교덕: 네네. 아까 사전에 미리 카카오톡으로, 메신저를 보내고 연락을 받았는데 열시에 주무신다고요?

홍영기: 예. 열시에 잡니다.

이교덕: 하하하. 그러면 하루의 어떤, 생활 스케줄? 일일 스케줄이 어떻게 되시는 거예요?

홍영기: 우선 한 다섯 시에 일어나서요. 지하철을 타고 용마산이나 석촌호수 이쪽으로, 팀 새벽 훈련이 있어요. 

이교덕: 음~.

홍영기: 네. 새벽 훈련이 있어서 새벽 훈련하고 끝나고 식사하고 쉬었다가, 저도 압구정 짐에서 코치를 하고 있다 보니까 오전에 수업하고, 오후에 운동하고 저녁에 또 주짓수나 그런 걸 따로 하고, 그렇게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어요.

이교덕: 새벽 훈련을 원래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자주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거든요?

홍영기: 거의 안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웃음). 저희 팀만...

이교덕: 그래서 너무 신기합니다. 열시에 주무시고 새벽 운동 나가신다고 해서. 그래서 여쭈어 본 거예요. 새벽 운동에 누가 나옵니까, 그러면?

홍영기: 저희 팀 선수들은 다 나오죠.

이교덕: 아, 다 나오는...

홍영기: 권민석 선수, 이윤준 선수, 김세영 선수, 라인재 선수, 석상준 선수 뭐, 다 나옵니다.

이교덕: 그래요? 압구정만의 특색이 있네요, 그거는.

홍영기: 예, 너무 힘들어요. 제일 힘듭니다(웃음).

이교덕: 하하하.

홍영기: 태권도도 빨리 그만둔 이유 중 하나가 새벽 운동이 있거든요. 조금 차지하고 있는데, 새벽 운동을 그만하고 싶어서. 근데 또 새벽 운동을 하고 있어서(웃음).

이교덕: 그럼 누가, 새벽 운동 도입을 누가 한 겁니까. 박창세 감독께서?

홍영기: 네, 감독님이 한 번도 안 빠지고 항상 나오십니다.

이교덕: 하하하. 빠질 수가 없네요, 이거는.

홍영기: 네(웃음).

이교덕: 저녁에 약간, 평소에 시간이 안 잡힌 선수들도, 저녁에 늦게 자거나 그럴 수가 없는 거네요?

홍영기: 그렇죠. 새벽 운동이 있으니까. 평일에는 거의 뭐, 바른 생활하고 스트레스 풀 곳이 필요하잖아요? 그럼 주말에 한 번씩 놀고. 이런 식으로 합니다.

이교덕: 태권도를 하셨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새벽 운동에 익숙하실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홍영기: 아휴, 이건 20년을 해도 적응이 안 됩니다(웃음).

이교덕: 하하하. 그러면 태권도 경력을 물어보고 싶은데요. 태권도는 언제 시작을 하셨는지.

홍영기: 태권도는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저희 동네에, 초등학교에 태권도 팀이 있었어요. 형들이 호구와 헤드기어 하고 다니는 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어머니께 졸라서 그때부터 시작을 했죠.

이교덕: 초등학교 2학년 때 도장이었나요? 원래 도장을 다녔고.

홍영기: 도장으로 시작해서 학교 팀으로.

이교덕: 학교 팀으로는 언제 들어가신 거예요?

홍영기: 도장 자체가 학교 팀에 소속되어 있어서.

이교덕: 아아아, 그런 식이었군요.

홍영기: 네네네.

이교덕: 뭐, 거의 일찌감치 운동선수의 길로 들어선 거고, 거기서 계속 성장을 해 오셨던 거고 엘리트 스포츠를, 태권도를 해 오셨던 거네요?

홍영기: 네. 맞습니다.

이교덕: 그럼 아까 새벽 운동도 얘기를 하셨지만, 태권도를 이쯤에서 접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시기와 계기가 있을까요?

홍영기: 어... 제가 한, 마지막 시합을 28살 때 뛰었는데요. 

이교덕: 네네.

홍영기: 28살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했는데. 제가 좀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요. 팀에서도 약간 계약 문제 때문에 안 좋게 돼서 나가게 되고 그렇다보니까 팀이 없던 기간이 있었거든요. 운동이라는 거 자체가 팀이 없으면 정말 힘들어요. 태권도는, 다른 운동도 그렇지만, 태권도는 정말 팀의 힘도 크고, 세컨드의 힘도 크고. 다 실력이 거기서 어느 정도 되는 선수들은 백지장 하나 차이니까. 그런 부분에서도 굉장히 많이 차이가 나요. 그런 부분도 있고 그래서 마지막 시합을 끝으로 포기를 하고.

이교덕: 네.

홍영기: 다행히 근데 어떻게 좋게 돼서 미국으로 코치를 바로 가게 돼서. 그것도 결정적 이유가 됐죠.

이교덕: 미국 지도자를 하셨던 거군요. 사범을.

홍영기: 네. 은퇴를 고려하던 중에 그 제의가 와서, 이제 그만하고 가자.

이교덕: 그럼 미국에는 얼마나 있다가 다시 오신 거예요?

홍영기: 한 3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이교덕: 3년?

홍영기: 네.

이교덕: 그 다음에 바로 '주먹이 운다' 계기가 됐던 건가요?

홍영기: 네. 미국에서 들어오자마자, 조금 있다가 거의 바로 나갔죠.

이교덕: 사실상 종합격투기를 시작한 건 2년 정도라고 봐야겠네요.

홍영기: 2년... 약간 안 된 거 같아요. 1년 반 정도.

이교덕: 굉장히 지금 자주, 경기도 자주, 세 번째 경기.

홍영기: 이제 네 번째 경기입니다.

이교덕: 2승 1패였고 이제 네 경기를 뛰게 됐고.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예를 들면 백승민 데뷔전 같은 경우는 워낙 빨리 끝났으니까.

홍영기: 네네.

이교덕: 그 다음에 타이론 헨더슨에게는 기무라로 잡혀서, 거기서 그라운드에 대한 이해를 좀 높여야겠다는 게 생겼을 것인데. 저는 조금 더 인상 깊었던 건 이번 일본 대회 경기였거든요. 콘노 히로카즈?

홍영기: 네.

이교덕: 태권도 스타일을, 초반에 원거리에서 살리다가 클린치 싸움을 많이 거시더라고요.

홍영기: 네, 맞습니다.

이교덕: 완전히 스타일이 다른, 달라진 허를 찌르는 전략을 들고 나오셨는데 준비된 전략이셨던 건가요?

홍영기: 어, 사실은 네. 그런 클린치 상황도 많이 준비했고요. 피니쉬 같은 경우는 킥으로 준비를 했는데 그게 되지 못했었고. 그날은 제가 컨디션 조절을 솔직히 잘 못했어요. 프로 선수로서 잘못된 부분이었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약간 레슬링 위주로 많이 갔고. 그것도 감독님 지시 사항에 맞춰서 따랐던 거고요.

이교덕: 네.

홍영기: 저는 좀 그러니까, 처음 경기에는 타격을 했고 두 번째 경기엔 그라운드를 했고, 세 번째 경기엔 레슬링을 했잖아요.

이교덕: 네.

홍영기: 조금씩, 조금씩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약간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그런 게 있었나 봐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고. 이제는 뭐, 제 스타일로 돌아와서 화끈한 발차기 준비하고 있고요.

이교덕: 완성형이 점점 되는, 경기마다 스타일이 확 바뀌기 때문에 이번 경기 전략도 궁금하고 타격전을 보고 싶고, 발차기도 보고 싶은 데요. 상대 정보가 너무 없지 않나요? 허난난?

홍영기: 네.

이교덕: 수염이 났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저는(웃음).

홍영기: 사진을 봤는데 24살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저는(웃음).

이교덕: 하하하. 수염만 덥수룩하게 나서 마흔은 돼 보이는데(웃음).

홍영기: 네(웃음). 그래서, 얼굴을 약간 무섭게 생기긴 했는데. 중국 선수들은... 솔직히 잘 모르잖아요. 전적은 조금이라도 산타나 이런 전적이 많아서 잘 모르기 때문에, 충분히 긴장하고 있고 준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교덕: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에서 홍영기 선수만의 플랜을 짜서 나가시는...

홍영기: 네. 근데 사실은, 이제 공식상 로드FC에서 발표한 전적이 7승 4패잖아요? 허난난 선수가. 

이교덕: 네네.

홍영기: 그렇게 보면, 사람들이 저한테 자꾸 떡밥을 준다고 하는데. 

이교덕: 네(웃음).

홍영기: 저는 2승 1패지 않습니까. 데뷔한 지 갓 1년이 됐고. 아직 1년도 안 됐습니다.

이교덕: 11월이 돼야 1년이 되는 거지요.

홍영기: 그 선수는 지금 7승 4패의 선수인데 왜 제가, 그 분이 저에게 떡밥일까. 저는 이 부분이 되게 의아스러워요.

이교덕: 하하하.

홍영기: 안 그렇습니까? 기자님?

이교덕: 하하하. 아니 그건 이제, 약간, 어떤, 뭐랄까요? 그냥 쑥 들어갈게요.

홍영기: 네네네.

이교덕: 약간 미운털이 박혔잖아요? 홍영기 선수가.

홍영기: 하하하. 그렇죠.

이교덕: 그런 게, 그 부분이 좀 깔려있는 거고. 그렇지 않을까요?

홍영기: 네.

이교덕: 그리고 압구정 짐이 아무래도 로드FC 산하에 있는, 밑의 체육관이다 보니까 외부에서 봤을 때는 배려나 이런 것들이 있다고 인식이 되니까, 그 중에 홍영기 선수가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나. 저는 객관적으로 볼 때는 그렇지만.

홍영기: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이교덕: 그런데 이건 계속, 이미지는 계속 바꿔 나가야되는 과제인 거 같아요.

홍영기: 그렇죠. 제가 풀어야할 것이죠. 경기력으로 보여드려야지요.

이교덕: 역설적으로 보면 '가족 사건'이 홍영기 선수를 더 유명하게 하고, 프로 선수로서의 상품성을 더 올린 계기라고 보거든요, 저는?

홍영기: 솔직히 저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요. 

이교덕: 네네.

홍영기: 전혀 꿈에도 상상 못했고. 제 발언 때문에 이렇게 파장이 오리라곤 생각도 못 했고요. 제 의도는 아무 이유 없이 욕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한테 한 거예요.

이교덕: 네네.

홍영기: 근데 제가 이종격투기 카페를 언급했다는 거 자체는 사과드려야죠. 충분히 사과드리고 반성도 했고.

이교덕: 저는 이게 나쁜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좋게 생각하자는 의도입니다. 그러니까 홍영기 선수가 빠른 단기간 내에 이름을 알렸으니까, 어차피 길게 보고 가는 거잖아요? 선수 생활은.

홍영기: 그렇습니다.

이교덕: 그러니까 경기, 경기마다. 권아솔 선수도 그렇잖아요? 이미지를 계속 바꿔 와서 지금은 모두가 좋아하고.

홍영기: 그렇죠. 10년 동안 욕 먹다가(웃음).

이교덕: 하하하. 근래 한 2년 전부터 확 바뀌었으니까. 여론이라는 건. 선수는 뭐, 경기 잘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홍영기: 맞습니다.

이교덕: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계속 노력을 해주셔야 될 것 같고요. 이번 경기가 뭔가 좀, 그런 계기가 되는, 확실한 계기가 되는 그런 경기가 됐으면 합니다.

홍영기: 감사합니다. 네(웃음).

이교덕: 태권도 발차기가, 태권도 출신들이 몇몇 있습니다. 태권도 발차기가 종합에서 어느 정도 잘 먹힙니까? 어떻게 봐야 해요? 요새는 많이 쓰이곤 있는데...

홍영기: 저는... 진짜 충분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연습 때도 많은 그림들이 나오고 사용하고 있고. 연습에서 되는데 시합에서 안 될 이유는 없잖아요. 그렇죠?

이교덕: 네네.

홍영기: 저는 충분히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이교덕: 태권도는 여러 가지 발차기가 있는데. 전에도 많이 쓰였던, 뒷차기는 이제 카운터 식으로 많이 쓰였고. 최근에는 앞차기라든가 나래차기도 많이 차고. 어떻습니까? 적용하는 게 쉬운가요? 

홍영기: 이게 태권도 선수라고해서 발차기로만 상대를 타격하려고 하면 그게 오히려 더 안 되는 거 같아요. 태권도 선수기 때문에 주먹을 좀 더 잘 써야 발차기가 들어갈 확률이 더 커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교덕: 네네.

홍영기: 그래서, 어느 상황에서도 발차기는 무조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저에게서. 그렇기 때문에 저는 주먹을 어떻게 발차기와 연계시키느냐는 걸 많이 고민하고 운동하고 있습니다.

이교덕: 알겠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런 부분을 주목해서 홍영기 선수가 얼마나 접목하고 있고 잘 발전하고 있는지 지켜보겠습니다.

홍영기: 네, 감사합니다(웃음).

이교덕: 끝으로 팬들에게, 팬들에게, 안티 팬과 응원하시는 팬들에게 홍영기 선수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홍영기: 저를 약간 안 좋게 보는 분들도 계실 테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으신 걸 분명히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넘어오면서, 솔직히 프로라는 건 외적인 면보다 경기력으로 많이 보여드려야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여드리기 전에, 먼저 제가 나쁜 모습으로 다가가서 약간 안 좋게 보시고, 저를 계속 보시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많이 반성했고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경기력으로 많이 보여드리고 사랑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항상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이교덕: 네.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하고요. 이거... 저기... 허난난 선수의 수염이 그래플링 상황에서 좀 걸리적거리지 않을까요(웃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데.

홍영기: 아... 그럴까요(웃음).

이교덕: 하하하. 농담이었습니다.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 주 계체할 때 뵙겠습니다.

홍영기: 네. 감사합니다.

이교덕: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신자부담 들을 수 있는 방법

▲Rank5 홈페이지에서 http://rank5.kr/category/%EC%88%98%EC%8B%A0%EC%9E%90%EB%B6%80%EB%8B%B4
▲팟캐스트에서 '수신자부담'으로 검색해 청취
▲팟빵에서 '수신자부담'으로 검색해 청취http://www.podbbang.com/ch/9875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수신자부담'으로 검색해 청취 https://soundcloud.com/koreanmma


Posted by 이교덕 기자
뉴스2015.05.17 18:35



 "글쎄… 앤더슨 실바가 종합격투기에서 태권도 기술을 잘 쓴다고 해도, 밥 먹고 태권도만 하던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다. 완전히 다른 세계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브라질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겠다고 선언한 실바에 대해 로드FC 밴텀급 타이틀 도전자 문제훈(31,옥타곤멀티짐)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동해온 그는 두 종목의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1회전에서 탈락할 것 같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태권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다. 특히 종주국 대한민국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건 상위 1%의 선수들에게만 가능한, 꿈 같은 일이다.


오는 2일 '로드FC 23' 메인이벤트에서 챔피언 이윤준(26,압구정짐)에게 도전하는 문제훈은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때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운 시절부터 부흥중학교, 관악정보산업고등학교 선수부에서 훈련할 때까지 목표는 오로지 태극마크였다. 태권도를 아주 못하는 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선수생활을 정리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대학교는 나와야 한다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었다면 전주우석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태권도 선수 문제훈의 문제점은 '너무, 너무, 너무' 공격적이었다는 것이다. 감독과 코치들이 '제훈아, 다른 애들은 공격을 너무 안 해서 탈인데, 넌 제발 공격 좀 자제해라. 상대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야단칠 정도였다고.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난 태권도와는 안 맞는 성향이었던 것 같다. 포인트제에선 점수 관리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10초 동안 스텝만 밟으면서 상대가 들어오는 걸 기다리지 못했다. 점수에서 앞서고 있는데도 선공을 펼치다가 받아차기에 당해 패배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무모했고 무식했다"며 웃었다.


문제훈은 원래 식당을 차리고 싶어 했다. 해병대에 입대할 때 태권도 선수로서의 꿈은 완전히 접었다. 운동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우연히 TV에서 본 고미 타카노리의 경기에 마음이 흔들렸다. 프라이드에서 경량급 선수도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종합격투기 파이터가 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2007년 해병대를 전역하고 곧장 종합격투기 훈련을 시작했다. '5년 안에 프로에 데뷔해 프라이드에 진출하겠다'가 처음 세운 목표였다.


"격투기를 해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하지 못할 일이니까. 5년 후에 프로에 데뷔하겠다고 생각하고 훈련을 시작한 곳이 영등포 정심관이었다. 대학교는 졸업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2008년 다시 전주로 내려갔고, 퍼스트짐에서 훈련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했고 2011년 로드FC에 입성했다."


로드FC에서 6승 4패의 전적으로 밴텀급 강자로 자리 잡은 문제훈은 오는 2일,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전에 나선다. 태권도 시절에도 최고의 성적은 경기도 대회 2위였다. 생애 처음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6연승의 상승세인 챔피언을 상대할 무기는 전후좌우 변화무쌍한 스텝과 전광석화 같은 빠른 발차기다. 이윤준 역시 "객관적으로 스피드에선 문제훈이 우위에 있다. 스텝과 킥이 너무 좋다"고 인정한다.


종합격투기 데뷔 초기에 문제훈은 펀치를 앞세운 전진 압박 타격전을 즐겼다. 누가 귀띔해주지 않으면, 10년 넘게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다는 사실을 절대 알아채지 못할 수준이었다. "사실 태권도를 완전히 내려놓자는 생각으로 이 운동을 시작했다. 주짓수도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서서만 싸우다가 누워서 뭔가 해보려니 답답할 때가 많았다. 톱포지션의 상대에게 눌려있을 땐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주짓수의 체계를 알아가면서 점점 재미를 느꼈다. 지금은 보라 띠가 됐다"며 "발차기는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가드를 바짝 올리고 펀치 연습에 충실했다. 자연스럽게 펀치를 앞세운 타격전을 즐기게 됐고 펀치 KO승에 중독돼갔다"고 밝혔다.


태권도 시절에 문제로 지적받던 멈추지 못하는 공격성은 종합격투기에선 장점이 됐다. 그러나 문제훈은 곧 진화해야할 시기가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단조로운 패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2013년 4월 이길우의 펀치에 실신 KO패를 당한 이후, '봉인'해뒀던 태권도 발차기를 꺼내기로 결심했다. 펀치 타격에 익숙해졌으니, 이제는 발차기를 종합격투기에 맞게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문제훈은 1년의 공백을 가진 뒤, 지난해 4월 티아고 실바 전에서 태권도 돌려차기식 로킥을 주무기로 썼다. 3라운드 그라운드에서 암트라이앵글초크를 당해 역전패했지만, 스타일의 변화는 확실히 눈에 띄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케이지 위에서 태권도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상대 마르코스 비나가 쉽게 따라오지 못할 만한 활발한 움직임으로 주도권을 잡더니 미들킥으로 1라운드 2분 30초 KO승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김민우 전에선 태권도 기술인 나래차기까지 선보였다. 문제훈은 이 경기에서 난적 김민우에 판정승을 따냈다.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섞기 시작한 것은 마르코스 비나 전과 김민우 전이었다. 킥 순발력은 살아있었다. 태권도를 내려놓고 펀치 타격에 집중해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진화할 수 있었다. 이젠 다시 몸에 익어있는 태권도 기술을 섞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문제훈은 "태권도 스텝으로 템포를 조절하게 되면서 체력도 효율적으로 쓰게 됐다. 상대를 흔들 때 흔들고, 들어갔다가 빠지면서 흐름을 주도하니 전진 일변도의 타격 스타일을 구사할 때보다 체력 소모가 적다. 지금까지는 아주 잘 맞아 들어가고 있다"며 웃었다.


태권도를 배운 종합격투기 파이터들은 여럿이 있다. 앤더슨 실바, 앤서니 페티스가 대표적. 그러나 문제훈은 이들과 다르게 태권도 스텝까지 활용해 차별화된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여전히 계속 실험 중이다. 이윤준 전에서 더 완성된 스타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래차기에 뒤차기, 뒤돌려차기(뒤후리기·회축), 돌개차기(턴차기) 등의 태권도 발차기를 종합격투기에서 쓸 수 있다고 밝힌 문제훈은 '페티스처럼 철망을 딛고 차는 매트릭스 킥은 가능한가'는 물음에 "그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웃으며 답했다.


문제훈은 승리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래서 챔피언 이윤준을 향한 도발도 서슴지 않는다. 신경전에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윤준이 6대 4로 자신이 유리하다고 하자, 그는 "10대 0으로 내가 유리하다"고 맞섰다. 이윤준이 김수철-이길우-문제훈 순으로 랭킹을 매기자, 그는 "5월 3일 랭킹에는 내가 챔피언, 이윤준이 3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그라운드 공방전에 대한 준비도 돼있다고 자신했다. "모두들 내 그라운드 실력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실제로 겪어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그라운드에 두 번 내려가면 한 번은 끝낼 수 있다'는 이윤준의 도발에 맞서 으르렁거렸다.


▲태권도 경기에서 조절이 되지 않았던 특유의 공격성 ▲파이터가 되기 위해 주먹만 쓰며 쌓은 타격전 경험 ▲15년 동안 갈고닦아 언제든 꺼낼 쓸 수 있었던 태권도 기술의 장착. 문제훈은 20년 동안 땀 흘리면서 찾은 자신의 스타일을 타이틀전에서 다 쏟아낼 계획이다.


"태권도 선수가 종합격투기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혼자서 실험하며 체득하고 있다"는 문제훈은 타 종목에서 종합격투기로 전향하는 선수들이 꼭 필요한 것은 '인내'라고 조언했다. 익숙한 것과 거리를 두는 과정을 참고 견뎌야 종합격투기 파이터가 될 수 있고, 비로소 자신의 파이팅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일, 문제훈은 그 인내의 결과를 보여주려고 한다.


이교덕 기자 doc2kyo@gmail.com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