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년대담] 송가연과 수박E&M 재판결과에 대해 2

잡학왕 / 2017. 1. 4. 15:44

2017년 초부터 격투계는 송가연 선수와 수박E&M의 재판 결과를 놓고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3인-스포티비 이교덕 기자, RANK5 정성욱 편집장, 그리고 정윤하 칼럼리스트가 함께 송가연 재판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 대담은 총 3회 분량으로 나누어 공개될 예정입니다.

 

대담 인원 : 이교덕(스포티비 기자), 정성욱(RANK5 편집장), 정윤하(격투 칼럼니스트)

대담 일시 : 2017년 1월 1일


송가연

 

part.2 


이교덕 기자(스포티비뉴스 기자): 아까도 말했지만 이번 판결문을 따져보고, 그 다음 문제는 그 다음에 가야겠죠. 향후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이 나오든 지해서 자체 정리를 해준다면, 팬들이 원하는 실제적으로 누가 잘못하고 누가 실수를 했고, 계약 문제 책임이 누구에게 있고, 이걸 따질 수 있겠죠.

 

정성욱 기자(RANK5 편집장): 정윤하 칼럼이 말한 것처럼 어디 쪽에 서서 감정적 호소만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도 직접 취재를 하고 선수와 단체 모두에게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야 옳다고 봐요. 이번에 이교덕 기자랑 전슬기 선수 사건에 대해 공동 취재 했을 때, 우리는 전부 확인 과정을 거쳤다고요. 로드FC, 맥스FC, 체육관 관계자들, 전슬기 선수까지 모두요. 이런 걸 자세히 알게 되면 단순한 호도를 안 하겠죠. 이게 말 그대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오해를 엄청 쉽게 준단 말예요. 소문이 소문을 낳아요.

 

정윤하 칼럼니스트: 예.

 

이교덕 기자: 저는 여기서 중요한 건 따로 있다고 봐요. 바로 종합격투기 판에 숨어있는 계약 문제죠. 이번에 전슬기 선수 기사를 쓰면서도 느꼈는데요. 결국 계약서라는 게, 한 명이 쓰는 게 아니거든요. 선수와 단체가 합의를 본 사항이에요. 근데 선수 입장에서는 항상 을이 된단 말이에요. 자기가 불리한 게 있는 거 같으면 불리하다고 얘기를 해야 합니다. 근데 그게 솔직히 지금 같은 상황에선 참 힘들어요. 그러니까 그럴 수 있는 분위기를 한 번 다 같이 만들어보자. 분위기 계몽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왜냐, 대회사가 선수보다는 힘이 셀 수밖에 없거든요.

 

정윤하 칼럼: 네.

 

이교덕 기자: 선수가 계약서를 쓰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대회사가 뭘 잘못했는지 말하고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는 차원까지 최종적으론 가야겠죠. 이 단계를, 지금 분위기처럼 중간 단계 없이 선악 구도로만 가고, 진영 싸움으로만 가면 사상누각이 되는 거예요. 그야말로.

 

정성욱 기자: 그게 또 선수 나쁜 놈, 대회사 나쁜 놈, 대표 나쁜 놈 이런 식으로만 흘러가면 진짜 안 돼요. 이교덕 기자가 지금 진짜 중요한 말을 했는데.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계약서를 잘 읽어보고 계약에 대해 잘 생각해 봐야할 때에요. 만약 그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이런 것에 대한 장치가 좀 필요해요. 계약서를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이교덕 기자: 송가연 선수가 상황을 잘 몰랐기 때문에 계약서를 두 개 썼을 수도 있고, 아니면 송가연 선수가 다 알고 계약했을 수도 있고,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정성욱 기자: 모르는 일이죠.

 

이교덕 기자: 하지만 말이죠, 많은 취재 정보를 수집해본 결과, 지금 국내 격투기 단체들의 계약 내용이 선수들에게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사인을 강제적으로 강요하는 대회사가 있다면 욕을 먹어도 되겠죠.

 

정윤하 칼럼: 맞습니다.

 

이교덕 기자: 전슬기 선수 경우는 오히려 심플해요. 로드FC와 계약서도 쓰기 전이었고, 쓰려는 과정에서 원래 남아 있던 맥스FC와의 계약을 서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문제일 뿐이에요.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잖아요? 같은 계약서를 두고, 서명도 둘 다 했으면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단 말예요.

 

정성욱 기자: 선수를 받아들이는 대회사나 코칭스태프도 확인 작업이 필요하죠. 우리나라 격투계가 전부 계약 문제가 명확하게 되어 있질 않아요. 이게 문제가 가장 커요. 송가연 선수도, 이번 전슬기 선수 문제도 마찬가지죠. 계약 상황에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어요. 좀 더 신경 썼음 좋겠어요.

 

이교덕 기자: 엄밀히 말하면 맥스FC도 계약서를 완벽하게 쓴 게 아니라는 소립니다.

 

정윤하 칼럼: 그렇죠.

 

이교덕 기자: 기사는 물론, 전슬기 선수의 문제라고 썼지만, 계약서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단 소립니다. 분명히 계약서에 2017년에 모 종합격투기 단체로 이적 한다면 그렇게 해준다는 식의 내용이 기재돼 있어요. 2017년 1월에 계약서를 쓰게 되는 경우, 그 전에 있을 사전 계약 활동은 허용해주느냐, 이런 자세한 설명은 전혀 없죠.

 

정성욱 기자: 그건 맞아요.

 

이교덕 기자: 사전에 구두로라도 확실히 얘기를 해두던지.

 

정성욱 기자: 지금 그게 되어 있지를 않으니까, 대회사나 선수나 선수를 봐주는 체육관이나 계약에 대해 이해를 좀 하자, 이거죠.

 

정윤하 칼럼: 그래서 결국엔 지금 송가연 선수와 로드FC의 재판 문제에서 전슬기 선수, 나아가 국내 격투기 시장의 계약 문제 전반까지 얘기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번 재판을 보면서, 단순한 선악 감정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격투기 판에 있던 전반적인 계약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정성욱 기자: 그렇죠.

 

정윤하 칼럼: 송가연 선수 얘기가 있고, 전슬기 선수 얘기가 있다고 로드FC, 맥스FC는 나쁜 단체라고 단순히 이해하시면 안 되고요. 그렇다고 반대로 송가연, 전슬기 선수가 나쁜 놈들이라고 이해하셔도 안 되고요. 계약에 관련한 문제는 대한민국 격투기 업계 전반적인 문제예요. 송가연, 전슬기 선수가 유명하니까 이쪽이 좀 더 부각됐을 뿐이에요.

 

정성욱 기자: 맞아요. 그러니까 대회사나 선수 관계자들이 계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되요.

 

이교덕 기자: 그렇죠. 다만 이 문제까지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으니까 일단 향후 얘기를 하자는 소리죠. 이 송가연 선수 판결 문제부터 천천히 보게 되면 이 얘기는 안 나올 수가 없어요.

 

정성욱 기자: 그렇죠.

 

이교덕 기자: 그래서 이 판결이, 송가연 선수의 승소가 좋은 선례로 남길 바라는 거예요.

 

정성욱 기자: 좋은 선례로 남아야죠.

 

정윤하 칼럼: 그걸 바라기 때문에 직접 취재를 다 하고, 송가연 선수 인터뷰를 하고, 이교덕 기자가 6개월 전에 송가연 선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언론에 냈다면 포털 사이트 메인은 무조건 먹는 거였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기자이기 때문입니다.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취재 과정이 있어야 하니까요.

 

정성욱 기자: 그러니까 감정적인 호소만 안 했으면 좋겠고, 이왕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좋게 발전적인 선례로 남아야 한다는 거죠.

 

정윤하 칼럼: 교훈을 얻고, 송가연 선수와 로드FC와의 문제로 불거진 계약 관련 문제로, 대한민국 파이터들, 선수의 권익 같은 것들의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거죠. 이걸 자꾸만 감정적 싸움으로만 이끌면 안 되고요. 실제로 지금 많은 분들이 단체와 선수의 계약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정성욱 기자: 맞아요. 자꾸 진영 논리로 가려 하지 말자, 그럼 벼랑만 상하고 끝이에요.

 

이교덕 기자: 의견 교환이 아니라 진영에 서서 토론을 하고 싶으면 다 까고 나오자고요.

 

정윤하 칼럼: 그게 정말 야비한 거죠. 몇몇 분들께서, 사실 내부에선 누가 어디랑 호형호제하고, 누가 어디랑 친하게 지내고, 어디에서 뭘 하고 다 알잖습니까? 저희가 일부러 안 꺼내는 거지, 비참해질까봐. 그런데 마치 자기 자신은 정말 중간에 서서 보는 사람처럼, 자기는 착한 놈, 상대는 나쁜 놈 이런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면... 아무것도 모르고 격투기만을 사랑하시는 팬 여러분들을 우롱하는 거 같아요.

 

이교덕 기자: 정윤하 칼럼은 어딥니까?

 

정윤하 칼럼: 심정적으로는 송가연 선수의 편이죠. 하지만 지금 말하고자 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니까 공사 구별해서 나와 있는 사실 관계로만 보는 것이고요. 송가연 선수 친필 사인 티셔츠가 참 포근해요.

 

이교덕 기자: 그거 입고 재판가려고 했잖아요(웃음).

 

정윤하 칼럼: 그랬죠(웃음).

 

이교덕 기자: 정문홍 대표와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때 정문홍 대표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이교덕 기자는 TFC가 6,7 정도 아니냐고. 로드FC와 TFC를 놓고 말하자면 중간이 아니지 않느냐고. 7:3이나 6:4 정도로 TFC를 좋아하는 게 아니냐고요. 틀린 말은 아니에요. 전 코리안 톱팀 사람들과 더 오래 알았고요, 스포티비가 TFC를 중계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솔직히 TFC와 심정적으로 더 가까울지도 몰라요. 나는 5:5로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외부에서 보면 절 6:4 이상으로 TFC 사람이라고 보겠죠.

 

정윤하 칼럼: 그럴 수 있죠.

 

이교덕 기자: 전 이 논의에서의 약점을 말하자면 똑같은 거예요. 전 송가연 선수보다 로드FC를 더 오래 봐왔잖아요. 정문홍 대표나 로드FC의 직원들이 방법적으로 잘잘못이 있을 수 있어도, 대회 개최를 위해 고생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로드FC에 공감이 형성됐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기자라면 객관적이려 노력을 해야하고, 취재를 통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번 사건을 다루는 제 기사로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지켜봐 주세요. 

 

정성욱 기자: 전 둘 다 전혀 없어서요. 정문홍 대표와 개인적으로 따로 만난 적도 없고, 송가연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이교덕 기자: 그러니까 이 문제를 놓고 익명성을 보장 받는 상황에서 중간자처럼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얘기하고, 선동 분위기를 만들면 소모적이란 거예요. 결론이 안 나는 소모전...

 

정성욱 기자: 그렇죠. 소모전이죠.

 

이교덕 기자: 이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놓고 그런 소모전을 펼치는 건 격투기를 위하는 관점에서 옳지 않다고 봐요. 자신 스스로가 어디 쪽이 맞다고 생각해서 어디 쪽의 편을 드는 것과, 자신 스스로가 원래부터 정해진 편이 있는데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중립처럼 가면을 쓰고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면, 이건 외부적으로 봤을 때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성욱 기자: 스스로 빛내려고 그러는 건데, 그러니까, 자기는 중립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다니느 거란 말이에요.

 

part.3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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