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둘희 "후쿠다 압박은 김동현에 비하면…"

알 수 없는 사용자 / 2015. 5. 17. 13:17





"얼마나 아팠나?"


지난 1일 로드FC 021이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이둘희(25, 브로스짐)에게 던진 기습질문.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날의 고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했다. "한동안 혈뇨가 나왔고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었다"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이둘희는 지난해 11월 로드FC 019에서 UFC 전적 2승 3패의 강자 후쿠다 리키(34, 일본)와 격돌했다. 1라운드 두 차례 테이크다운을 당했지만 철장에 기대 일어났고, 스탠딩 타격전에서 몇 차례 유효타를 적중시켰다. 후쿠다의 탈아시아급 압박에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사고는 2라운드에 터졌다. 후쿠다의 로킥과 니킥 등이 이둘희의 급소를 향했다. 두 번째 로블로를 맞았을 때, 이둘희는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다. 상태(?)를 확인한 링 닥터는 경기속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로드FC 심판위원회는 결과를 우발적인 로블로로 인한 '무효경기(No Contest)'로 처리했다.


아쉬움을 안은 채 물러나야 했던 그는 "원래 내 스타일대로 공격적인 타격을 펼치면 어쩔 수 없이 테이크다운을 몇 차례 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가드에서 일어나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중후반에 타격전에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는데 2라운드에 경기가 중단돼 아쉬웠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 재대결에선 후쿠다에 확실히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3월 21일 로드FC 022에서 후쿠다와 다시 만난다고 공식 발표된 지난 23일, 이둘희는 전화통화에서 앞서 말한 '철저한 준비'가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종합격투기 명문 팀매드가 있는 부산으로 향한다. 후쿠다 1차전을 앞두고 전지훈련을 실시한 것처럼 이번에도 팀매드 선수들과 스파링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둘희는 "광주에는 스파링 파트너가 많지 않은데, 팀매드에는 선수 자원이 풍부해 훈련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스턴건' 김동현과 '울버린' 배명호의 존재는 부산행의 결정적인 이유다. 이둘희는 이들의 압박이 후쿠다보다 강력하다고 평가한다. "당해본 사람만 안다. 김동현과 배명호의 레슬링 압박에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이들과 훈련한 후, 후쿠다의 압박이 대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김동현과 배명호에게 더 거칠게 다뤄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은 UFC 웰터급 랭킹 톱10의 파이터.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배명호는 홍콩 레전드FC 웰터급 챔피언이었으며 소집해제 후 UFC 진출가능성이 높은 파이터로 평가받는다.


이둘희는 서울도 몇 차례 오갈 생각이다. 종합격투기 타격을 연구하고 여러 파이터들에게 타격을 가르친 영동삼산무에타이 성이현 관장에게 지도를 받기 위해서다. "서울에 갔을 때, 한 번 가르침을 받았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고 나에게 잘 맞았다. 조언을 더 부탁해 타격을 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FC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경기에서 고의든 아니든 '국민고환'으로 등극시켜준 후쿠다 리키에게 감사의 의미로 편안한 KO를 선사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이둘희는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1차전과 다른 양상을 띨지도 모른다는 힌트만 줬다. 대신 이번 경기의 승리가 왜 절실한지 그 이유는 공개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이둘희는 "국내 종합격투기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지방에서 선수를 꿈꾸는 인재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간다. 지금은 나도 훈련파트너가 부족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지만, 추후에는 광주를 기반으로 부산 팀매드와 같은 명문팀을 만들고 싶다"며 "자체적인 시스템을 갖춘 팀을 만들기 위해선 많이 배워야 하고 세계적인 강자들을 꺾어 내 이름을 지역에 알려야 한다. 후쿠다 전 승리가 그 일환이다"고 말했다.


이둘희는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스피릿MC, M-1, 글래디에이터, 로드FC에서 활동했다. 펀치가 강해 타격전에서 빛을 발한다. 최근 레슬링 훈련의 비중을 높여 그래플링 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통산 전적은 8승 7패.


이둘희가 출전하는 로드FC 022의 메인이벤트는 챔피언 권아솔과 도전자 이광희가 맞붙는 라이트급 타이틀전. 7년 7개월 만에 펼쳐지는 두 선수의 3차전이다. 


최근 권아솔은 인터뷰에서 감량고 때문에 추후 로드FC 미들급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이둘희, 손혜석, 안상일, 전어진 등 모두 해볼 만하다. 지금 붙을 수도 있다. 차정환과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웰터급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생각한다"며 도발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이둘희는 "나도 플라이급까지 상대가능하다"며 "누구든 미들급으로 올라오면 돈 안 받고 스파링한다는 생각으로 맞서주겠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교덕 기자 doc2k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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