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 상대 응원하는 파이터…박정교 "15살 어린 상대도 내겐 강적"

알 수 없는 사용자 / 2015. 5. 17. 13:50



"대성아, 멋있다. 안상일보다 네가 훨씬 낫다."


경기 중 상대선수를 목소리 높여 칭찬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흑곰' 박정교(36, 검단 정심관)는 지난해 9월 '로드FC 17'에서 상대 김대성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리며 그렇게 외쳤다.


박정교는 3라운드 파운딩 TKO승을 거둔 뒤엔 누워있는 김대성을 꼭 끌어안았다. 최선을 다한 상대에게 보내는 존경의 표시였다.


특전사 출신 파이터 박정교는 인터뷰에서 "군대 스타일이 나왔다"면서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말과 행동이었다. 경기 내내 김대성의 투지가 느껴졌고, 덕분에 120%로 싸울 수 있었다. 지금은 김대성을 의형제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5월 '로드FC 15' 미노와맨 전을 앞두고 그가 선택한 등장곡은 영화 '어바웃 타임'의 OST로 삽입된 이태리 칸초네 '일 몬도(Il Mondo)'였다.


박정교는 당시 "100전이나 되는 베테랑이 10전의 나를 받아준 것이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당신이 내 인생에 와줘서 고맙다는 뜻의 노래인 '일 몬도'를 등장곡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노와맨을 1라운드 왼손 훅으로 쓰러뜨리고 나서도 상대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인사했다.


박정교는 전력으로 부딪치는 상대에 엄지를 내밀 수 있는 사내다. 케이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소중하며 거기서 만난 상대는 인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에 둘째 딸 단비를 낳았다. 아내의 산후조리를 도우면서 새벽 체력훈련, 저녁 기술훈련을 소화했다. 솔직히 시간이 빠듯했지만 케이지에 오르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출전을 강행했다"는 박정교는 "케이지는 나를 찾을 수 있는 '그곳'이다. 날 다 쏟아 부을 수 있는 상대를 만난다는 건 행복이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22'에서 격돌할 '고릴라' 전어진(21, 일산 팀맥스)도 그러한 상대라고 믿고 있다.


전어진은 15살이나 차이나는 까마득한 후배다. 박정교는 "전어진이 16, 17살 때 처음 본 것 같다. 손혜석의 소개로 만났는데 그때부터 대회장에서 보면 반갑게 인사하던 친구다. 너무 귀여운 동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지 위에선 또 하나의 강한 상대다. "나와 싸우는 선수들은 모두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약한 상대는 없다. 그래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케이지에 올라간다"며 "전어진이 어린 후배지만 존경하는 마음으로 올라가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는 각오를 나타냈다.


박정교는 로드FC 미들급의 수문장이 되겠다고 자주 말해왔다. "2대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이은수처럼 멋진 남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팬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파이터만이 나를 거쳐 챔피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적어도 자신을 넘어야만 챔피언의 자격이 생긴다는 의미였다.


박정교는 투지의 상대에게 엄지를 들어올리고 포옹하며 하이파이브를 한 뒤, 시원하게 치고받을 준비가 돼있다.


오는 22일 전어진이 박정교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전어진은 "박정교는 평소 너무 존경하던 선배다. 케이지에서 실력을 겨뤄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선배와 명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교덕 기자 doc2k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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